연재를 시작하며,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은 영어에 관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런데, 그 많은 이야기들은 한번쯤은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인 경우가 많고 또 그 중 많은 것이 논리도 결론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몰입교육이나 조기교육, 혹은 어학연수 등 영어 습득 방법에 관해 회자되는 이야기들은 내용과 논리도 불분명하지만 그 효과 또한 확신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영절하’(영어공부 절대하지마라) 라는 방법론도 나온 적이 있는데 한때의 유행처럼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영어에 관한 글이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그리 주목을 끌지 못한다. 다들 한번쯤 들어본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처음 영어에 대한 칼럼을 부탁받았을 때 약간의 주저함이 없지는 않았다. “뻔한 영어 이야기”라는 선입견 때문에 읽히지도 않을 글을 쓰지나 않나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존경하는 고진석 ceo 의 추천과 격려에 답하지 않을 수 없었고 또 나름대로는 새롭고 참신한 그리고 이때껏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역어간다면 영어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틀림없이 도움이 되는 내용을 연제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서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은 영어의 비밀에 관하여 연재를 하기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부디 이 연재가 독자 제위의 영어 정복에 좁쌀의 단초라도 드릴 수 있기를 희망하며 연재를 시작한다.
– 한국어에 비해 익히기 쉬운 영어
오래 전 미국의 국무부에서 세계 각국의 주요 언어를 대상으로 난이도 분류를 한적이 있었다. 가장 쉬운 1등급에서부터 가장 어려운 4등급까지 등급을 매겼는데 한국어는 가장 어려운 4등급에 속했고, 영어는 비교적 쉬운 편에 속하는 2등급이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영어는 배우기에 그리 어려운 언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한국어와 비교할 때 영어는 익히기 매우 쉬운 언어라는 이야기는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쉽다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올바르고 효과적인 영어 공부의 방향을 잡는 자장 중요한 디딤돌일 것이다. 그래서 이 연재의 모든 순서에 앞서 우선 영어가 왜 우리 말에 비해 익히기 쉬운지 알아볼까 한다.
–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점
외국어를 배울 때 사용되는 가장 유용한 도구는 자신의 모국어이다. 그런데, 한국어는 다른 언어에 비하여 영어 학습에 사용하기 까다로운 도구임에 틀림없다. (참고로 일본어 학습에 사용하기에는 한국어는 매우 효과적이고 용이한 도구이다.) 그 이유는 영어와 한국어가 계통이 다른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 학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영어와 한국어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잘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한다.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점을 알기위해서는 한국어에는 있는데 영어에는 없는 것, 영어에는 있는데 한국어에는 없는 것 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어에는 있는데 영어에는 없는 것이 무엇일까?
한국어에는 말에 꼬리가 붙지만 영어에는 말에 꼬리가 붙지 않는다.
한국어에는 존대어법이 있는데, 영어에는 존대어법이 없다.
영어에는 있는데 한국어에는 없는 것이 무엇일까?
영어에는 가주어, 진주어, 가목적어, 진목적어가 있는데 한국어에는 없다.
영어에는 비인칭주어가 있는데 한국어에는 없다.
영어에는 관사가 있는데 한국어에는 관사가 없다. (영어에는 관사가 발달한 반면, 한국어는 그렇지 못하다)
영어에는 목적격보어가 있는데 한국어에는 없다.
영어에는 조동사가 있는데 한국어에는 없다.
이에 더하여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점을 좀 더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들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어를 공부할 때에는 띄어쓰기를 따로 배우지만 영어는 띄어쓰기를 따로 배우지 않는다.
영어는 모든 낱말을 다 띄어쓰기 때문이다.
영어는 사전에 나오는 낱말을 그대로 가져다 낱말 단위로 바로 쓰지만 한국어는 실재 말이나 문장에서 사전에 나오는 낱말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I, study, English 라는 영어 사전에 나오는 3개의 단어로 구성된 문장을 생각해보자. 영어는 사전에 나오는 형태 그대로 말을 하거나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
즉,
“I study English.”
라는 영어 문장은 사전에 나오는 단어 그 자체의 사용만으로도 완벽한 문장이 된다. 다시 말해, 영어는 사전에 나오는 단어를 낱말 단위로 띄어 써서 나열하면 완전한 말이 완성된다.
하지만 한국어는 그렇지 않다.
영어의 ‘I’, ‘study’, ‘English’ 에 해당하는 사전상의 한국어는 ‘나’ ‘공부하다’ ‘영어’ 인데 이를 영어처럼 가져다쓰면,
“나 영어 공부하다.”
가 되는데, 이는 완전한 한국어 문장이라 할 수 없다. 모두 알다시피 완전한 한국어 문장은 “나는 영어를 공부한다.” 인데 완성된 한국어 문장에 나오는 ‘나는’, ‘영어를‘, ’공부한다‘ 는 각각 국어사전 어디를 뒤져봐도 찾을 수 없다.
또다른 영어와 한국어의 특징적 차이점을 살펴보자.
영어는 띄어쓰기가 어렵지 않다. 사실 영어는 띄어쓰기의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영어에서 사용되는 모든 말은 낱말단위로 존재하기 때문에 각 낱말마다 모두 띄어 쓰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어에 있어 띄어쓰기는 쉽지 않은 난제이다. 실재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한국인 중 대부분은 띄어쓰기를 정확히 구사하지 못한다.
다음의 문장을 예로 살펴보자.
“Not only I but also you can speak English.”
위의 영어 문장에서는 띄어쓰기의 문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영어는 해당되는 뜻의 낱말을 사전에 나오는 그대로 모두 띄어쓰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의미를 지닌 한국어에서는 문제가 달라진다.
“나뿐만아니라너도역시영어를말할수있다”
위 한국어 문장에서 띄어쓰기는 어떻게 될까?
‘너도’ ‘역시’ ‘영어를’ 정도는 띄어쓰기에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나뿐만아니라’ 의 띄어쓰기는 좀 난해하다. ‘나 뿐 만 아니라’ 인가? 혹은 ‘나 뿐만 아니라’ 인가? 아니면 ‘나뿐만 아니라’ 또는 ‘나 뿐만아니라’ 인가? 아니면 아예 ‘나뿐만아니라’처럼 다 붙여써야 하는가? 조금은 혼란스럽다.
‘말할수있다’ 도 비슷한 까다로움을 지니고 있다.
눈치 빠른 독자는 벌써 어느 정도 이 이야기의 핵심을 눈치 챘을지 모른다.
이 모든 현상들은 영어와 한국어의 계통상의 차이점, 즉 영어와 한국어의 구성 원리에 있어 근본적인 상이점에서 발생하는 것인데, 이를 이해하고 영어를 공부하느냐 아니냐가 영어 습득 효율에 있어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즉 이 연재의 제목처럼 배우기에 쉬운 영어가 되느냐 아니면 어려운 영어가 되느냐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code’가 되는 것이다.
이 연제의 다음 회에서는 바로 이 언어 계통에 따른 한국어와 영어의 구성 원리의 상이점부터 차근히 집어갈까 한다.
부디 이 연재가 누구나 다 아는 식상한 영어 이야기라고 치부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러 가볍게 하지만 차근히 읽힌다면, 독자 제위의 영어 통달에 큰 보탬이 되리라 확신하며 첫 회의 이야기를 마무리할까 한다.
“Dear readers, get the study code of English !”
신종호
서강대학교 졸업
서강대학교 대학원 수료
현대자동차 export marketing Dept. 해외 마케팅 담당
리더포스학원 영어강사
미래교육 영어강사
S-Code School 영어담당 이사
EASL 영어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