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반기 물가 2%대로 둔화 전망…정부와 정책공조 강화”

[이지호 코리언저널 기자 ten@tenspace.co.kr] 한국은행이 18일 개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2.9%를 기록해 지난해 하반기 3.3%에 비해서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누적된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물가 수준은 높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등 물가 오름세는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의 안정세가 이어지고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압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2% 중후반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가 5월 전망 경로에 부합하는 완만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기상 여건 변화 등 불확실성이 있어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 확대를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실증분석 결과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2%, 소비자물가가 0.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일부 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다시 확산될 수 있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이 총재는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구조개혁 노력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물가상승률이 주요국에 비해 높고 생활물가 부담이 큰 것은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바가 크기 때문에, 정부가 공급망 다변화, 유통구조 선진화 등을 통해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 한편 한국은행도 거시경제 여건 및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한 통화정책 운용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높은 물가 수준 자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구조 개선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물가안정 목표 운영과 관련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은의 발표가 물가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놓고 정책공조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복잡해진 대내외 여건 속에서 정책 유연성을 확보하고 정부와 적극 소통하면서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협심하여 안정적인 물가관리에 주력하는 것이다. 시장의 기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중장기적 시계에서 우리 경제의 체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물가안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한은의 실효성 있는 정책 행보와 정부의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 그리고 양 기관 간 긴밀한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한국은행의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인 통화정책 운용, 정부의 구조적 취약요인 보완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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