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에서 자취하던 대학 시절, 간혹 지금은 없어진 대흥극장에서 필자는 영화 보는 걸 즐겼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는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이다. 존키팅 선생으로 출연한 로빈윌리엄스의 명연기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줄거리는 이렇다. 1959년을 배경으로 보수적인 남자사립학교인 웰튼 아카데미(Welton Academy)에 영어 선생님이 부임하는데, 시와 문학을 가르치면서 틀에 박힌 삶을 강요받는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라틴어: Carpe,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너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라.) 이라는 영감을 준다는 이야기이다. 그 중 키팅선생을 따르던 학생 닐의 죽음을 수습하기 위해 키팅선생을 희생양으로 삼아 키팅선생은 학교를 떠나게 된다. 키팅이 떠나는 날, 그 대신 수업을 맡게 된 놀란 교장은 ‘시의 이해’를 가르친다. 수업 도중 자신의 물품을 찾아 교실에 들어온 키팅선생이 들어온다. 학생들은 자기들을 위해 진정한 교육을 선사했던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에 하나 둘 책상을 밟고 올라서서 경의를 표하게 된다. 나?또한 바로 그 장면에서 책상에 올라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패치 아담스,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 미세스 다웃파이어, 굿모닝 베트남 등 수많은 걸작 영화에서 진지함과 유머를 갖춘 명연기를 펼쳤던 로빈 매클로린 윌리엄스는 2014년 8월 11일, 바로 오늘 향년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된 그의 사인은 질식사로 판명되었다. 죽기 전 몇 년 동안 우울증을 앓았던 그는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수많은 영화에서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웃음을 주었던 그였지만, 그에게도 많은 슬픔과 고통이 있었을 거리라. 우리 곁을 떠난 그에게 마지막으로 돈 멕클린의 ‘빈센트’ 가사 중 일부를 헌사하고 싶다.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Perhaps they listen now
당신이 뭘 말하려 했는지
이제 나는 알 것 같아요
온전한 정신을 찾으려
당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워 했는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마도 지금은 모두 귀기울일 거에요
[코리언저널 정원훈 편집국장 ten@korean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