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하고 꾸준히 베풀기

[정원훈의 수다(구할需 많을多)]

검소하기로 유명한 어떤 돈 많은 부자에게 한 사람이 물었다.

“당신 아들은 돈을 펑펑 소비하며, 사는데, 당신은 왜 근검절약 하십니까”
“당연한 일 아닌가? 그 친구는 아버지가 갑부이지만, 나는 그런 아버지가 없지 않은가”
위의 유머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한가지 사실을 아는가? 이 돈 많은 부자의 실제 주인공이 바로, 자동차왕 헨리포드라는 사실을…
이러한 위의 유머가 있지만, 헨리포드는 두가지로 유명하다 할 수 있다. 하나는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이고, 하나는 자선활동 바꾸어 표현하면, 돈을 나누었다는 점에서 유명하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가 ‘빌&메린다 게이츠재단’을 만들기 전 가장 큰 기부로 만든 재단은 ‘포드재단’으로 115억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 포드재단은 헨리포드의 아들인 에드셀포드가 만들었지만, 그 기반을 만든 사람은 바로 헨리포드라 할 수 있다. 헨리포드만 이렇게 돈을 나누었을까? 실제로 미국에서는 철강왕 ?카네기 이후 수많은 부자들이 엄청난 돈을 자선사업에 쏟아부었다. 록펠러와 포드, 폴 게티 등 이미 세상을 등진 거부들 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와 워런 버펫,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 등이 자산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큰 부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기부문화도 일상화돼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자선재단이 6만여개로 자산규모는 모두 5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기부문화의 대중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라는 남의 나라만 기부를 하는 것일까?

여러번 언론에 소개된 2014년 올해 72세인 진정군씨의 이야기는 일반인이 할 수 있는 나눔의 실천을 보여준다.

진정군씨의 릴레이 저축1

‘2002 한일 월드컵’ 개최 확정을 기념하기 위해 1995년 6월 12일부터 매일 10원, 20원, 30원씩 더해가며 2002일 릴레이 저축을 시작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덜한 10원짜리 저축을 통해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우리나라의 속담을 실행하자는 의지에서 였다. ?그는 ‘2002’을 1000+1000+2로 표시하고 이를 읽어보면 ‘천, 천, 이’가 된다면서 10원짜리 동전으로 천천히 목표를 향한다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10시에 은행을 방문해 저축했다는 것이다. 시작한 지 2002일째 되는 2002년 3월 7일에 동전 2002개로 다보탑을 만들어 서울은행(지금은 하나은행)본사에 입금했다. 당시 누계 저축액은 통장 16권에 2,150만 원으로 월드컵 운동장 건설에 기부 예정이었지만 소년·소녀 가장 100명에게 각각 20만 원씩 전달했다.

진정군씨의 릴레이 저축2

2000년 8월 1일에는 경의선 개통 논의가 본격화되자 삼천리 금수강산을 상징하여 목표일을 3,000일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서울은행(지금은 하나은행) 전국 614개 지점에서 매일 아침 10시에 저축했다. 2000년 8월 1일 아침, 1원을 들고 하나은행 방화동 지점에 가자 창구 직원이 돈을 안 받으려고 거절했다.그는 은행 홈페이지에 호소했다. 그러자 김승유 당시 행장이 본점까지 초청해 통장에다 사인을 해줬다. 3,000일째 되는 2012년 2월 6일까지 저축된 약 450만 원을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이 빚은 통일 항아리에 개인 1호 기부자가 되었다.

진정군씨의 ?릴레이 저축 3

다보탑에 이어 2007년 10월부터 2008년 2월까지 10원짜리 동전 11만 개를 색깔과 크기별로 구분하여 가로 6m, 세로 4m의 ‘황금 태극기’ 동전벽화를 만들었다. 이 작품이 2009년 2월 17일에 기네스 세계기록으로 공식 인증되었으며, 그해 3월 7일 한국기록원에서 ‘기네스북의 인증서’를 받았다. 이 작품을 분해한 10원짜리 11만 개를 한국복지재단(어린이 재단)에 기증하였다.

대를 이어 받은 아들인 진경안씨의 1달러 저축

대한항공 조종사였던 아들 경안씨도 아버지를 따라 매일 1달러를 보탰다. 1004일째 되던 날, 아들은 ‘유진벨재단’에 그간 모은 돈 1004달러를 기부했다. 돈은 북한 결핵아동을 돕는 데 쓰였다.

자선 즉 소중하게 베풀기란 돈이 많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평범한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진리이다.

[코리언저널 정원훈 편집국장 ten@korean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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