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산타의 달인에게 노하우를 묻는다.

2014-12-23 16;18;01

[특별인터뷰] 산타의 달인에게 묻는다.

우리 아빠 산타 되기 프로젝트 “산타 되는거! 어렵지 않아요~~”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네 아빠들은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아이들을 위한 깜짝 크리스마스 이벤트에 대해서다. 업무 보랴, 연말 모임 참석하랴~ 아빠들은 몸이 세 개라도 모자를 시기이지만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각오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아빠가 직접 산타가 되는 건 어떨까? 크리스마스 이브날 마음 조아리며 아이들 머리맡에 선물만 놓고 오는 가상의 산타가 아닌 아이들 앞에서 덕담도 해주면서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는 산타가 되어보자. 근 20년 동안 산타할아버지 대행을 해 왔으며, 여태까지 자기 자식까지도 속인 한 아빠를 만나 그만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이 기사를 읽게 되면 어떤 아빠든 훌륭한 산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 비추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바빠지는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대학시절 산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산타계(?)에 발을 내딛게 되었구요, 그 후로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아이들에게 직접 산타할아버지를 대행하고 있죠 ㅋ

 

Q 그렇다면 본인이 말씀하신 산타계로 발을 내딛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보시다시피 저의 몸이 딱 산타몸매잖아요?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죠 쿨럭~ 제가 대학 때 이벤트를 전공했기 때문에 산타행사에 많이 참여하게 되었고, 산타몸매를 닮았다는 이유 하나로 이벤트 업계의 선배님들에게 수많은 러브콜을 받게 되었죠. 그 뒤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혹은 큰 대형 행사에도 참여를 하게 되었답니다.

 

Q 다른 아이들은 속여도 자신의 아이들을 속이는 건 정말 어려운데 말이죠?

A 네~ 물론 어렵습니다. 우리 큰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작년부터는 슬슬 눈치를 채기 시작하더라구요. 목소리야 할아버지 목소리로 연기한다 치지만.. 아빠만의 채취는 속일 수가 없잖아요? 올해도 산타대행을 할 생각인데.. 아들에게는 마지막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Q 아드님이 1학년 때까지 속았다니 참 순수한가 봐요?

A 저의 연기력의 승리죠! (적막)

 

Q 그럼 여태까지 수많은 산타행사를 해오시면서 에피소드도 그만큼 많았을 거 같은데요. 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A 저는 딱 두 가지의 에피소드가 생각나는데요. 첫 번째로는 한 어린이집에서 산타행사를 하기 위해 산타 복으로 갈아입는 순간! 어떤 꼬마가 갑자기 문을 열어서 갑자기 적막이 흐른 적이 있습니다. 그 꼬마가 동네방네 저기 산타 있다~~라고 외치고 다녀서 그 안에 1시간 이상 대기를 한 적이 있었죠. 결국 그 문제의 꼬마아이를 집에 보내고 문제없이 산타행사를 시작하게 되었죠. 갑자기 그 친구한테 미안해지네요. 그냥 무심코 문을 연 죄밖에 없는데…

다른 하나의 에피소드는 지금 생각해도 등골에 땀이 흐를 정도인데요. 너무 갑작스레 분장을 하는 바람에 갑자기 산타수염이 흘러내리는 거 아닙니까?

 

Q 이건 정말 대형사고인데요. 그 순간을 어떻게 모면하셨죠?

A 그냥 수염들고 밖으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적막)

저는 아직까지 수염이 흘러내리는 그 짧은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원장 선생님 이하 모든 꼬마 친구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는데… 그 순간에는 어찌 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그 래도 다행인건 도망가는 순간까지 할아버지 목소리를 냈다는 거죠 (적막)

 

Q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일반 아빠들은 산타복장을 하고 아이들 앞에 나선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요. 아이들을 속일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시죠

A 이건 꽁돈으로 알려드리는 게 아닌데… 몇 가지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산타복이 있어야 합니다. 요즘에는 저렴한 산타복도 시중에 많이 있으니까요 산타복을 구입하시구요. 몸이 호리호리한 아빠라면 패딩을 입고 그 위에 산타복을 입으세요. 아이들이 생각하는 산타할아버지는 뚱뚱한 몸매의 소유자인지 알고 있으니까요. 단 산타복을 입을 때 안에 입은 패딩이 보이지 않도록 단단히 입으셔야 합니다. 옷핀이 있으시면 위쪽에 옷핀으로 고정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선물은 미리 사놓고 있으셔야 겠죠? 산타복을 구입하면 안에 선물 보따리도 있으니까 보따리 안에 선물을 집어넣습니다.

 

Q 이게 노하우인가요?

A 물론 아직 멀었죠!

혹시 아이들에게 들킬게 걱정되신다면 집안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해놓으시라고 아내에게 말씀하세요. 조명이 어두우면 어두울 수록 아이들이 아빠를 알아보기 쉽지 않고, 또 자신감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조명을 다 끄고 촛불을 켜 놓은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집으로 들어가실 때는 최대한 허리를 굽히면서 들어가세요. 진짜 할아버지처럼 말이죠? 할아버지 목소리를 내며 ‘메리 크리스마스’인사도 건네세요. 아이들과 마주할 때는 최대한 멀리! 그리고 아빠가 산타가 되는 가장 큰 장점은 아이의 장단점을 훤히 알 수 있다는 거겠죠? 또 산타할아버지의 말씀이라면 자기 조상님 말씀보다 더 잘 듣는 게 아이들 심성입니다. 아이들 칭찬해 줄 점은 확실히 칭찬해 주시고, 고쳐야 할 점은 조근조근 말씀을 잘 해주세요. 그런데 이쯤에서 아이들은 아빠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아빠로 눈치 챈건 아닌지 당황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그저 신기해서 쳐다보는 거니까요. 선물을 건네주면 임무는 완성됩니다. 괜한 자신감이 생겨 아이들과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다가는 아까 말씀 드렸다시피 수염이 흘러내리거나 아이들이 알아채기 십상이니까요^^

 

Q 그래도 자신감이 떨어진다면…

A 그렇다면 새벽을 노리세요. 새벽이라고 해서 꼭두새벽을 말씀 드리는 게 아니구요. 아이들이 잠자는 사이에 급습을 하는 겁니다. 다만 아이들이 한참 자고 있을 시간에 급습을 하면 아이들이 놀래서 이불에 오줌을 쌀지도 모르니까요. 아이들이 살짝 잠 들 틈을 노리는 거죠. 잠결에 산타를 보고 놀랄 수도 있지만 산타작전 성공을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죠.

 

Q 혹시 빠진 또 다른 노하우가 또 있으시다면?

A 아! 맞다. 옷을 갈아입는 장소도 은근히 중요합니다. 설마 집 안에서 옷을 갈아입을 생각은 아니시겠죠? 무조건 집 밖에서 옷을 갈아입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반대로 벗을 때도 집 밖에서 갈아 입으셔야 하구요. 혹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으니 그 점은 미리 예감하고 계세요. 추운 것도 우리 아빠들의 몫이랍니다.

 

Q 마지막으로 산타를 꿈꾸는 아빠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저는 항상 우리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때 마다 아이들의 눈을 쳐다봅니다. 뭐 그만큼 여유도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나… 아무리 당황된다고 하셔도 아이들 눈은 꼭 쳐다보세요. 이 세상에 그만큼 예쁜 눈은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 똘망똘망한 눈을 머릿속에는 꼭 기억하세요. 가끔 힘들고 지칠 때 아이들의 그 눈이 떠오르면서 힘이 날 때가 있답니다. 산타 되는거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워집니다. 들켜도 어쩔 수 없다는 각오로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은 어느새 산타할아버지의 품에 쏙하니 들어와 있을 거예요.

아마 이번 산타작전에 성공하신다면 아빠 자신에게나 아이에게나 최고의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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