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의회 추경예산 수정동의안 파동… “예결위는 무용지물인가”

  • 재난예비비 삭감 놓고 의원들 격론… 의회 운영 방식 재검토 요구 봇물

[코리언저널 한재성기자 ten@tenspace.co.kr] 마포구의회가 2024년 추가경정예산안 수정동의안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예산 조정을 넘어 지방의회의 운영 방식과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번 추경의 핵심 쟁점은 재해·재난목적 예비비 감액의 적절성 여부다. 당초 107억 원으로 예정되었던 재해·재난목적 예비비가 본회의에서 김승수 의원(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수정동의안으로 97억 원으로 감액되었다.

구청 측은 “기존 55억에서 42억이 증액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실질적인 감액”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남해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여야의원 동수로 구성된 예결위에서 만장일치로 삭감된 예산이 국민의힘 의원의 대표발의로 살아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존재 의미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채우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예결위에서 이의 없이 통과된 안건을 본회의에서 뒤집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렇게 된다면 예결위와 상임위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고 비판했다.  장정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관계부서조차도 모르는 (수정동의안) 추경예산 편성이 가능한가?“ 라며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였다.

신종갑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더 나아가 “선출된 마포구의회 의원들이 마포구청 집행부의 하청을 받아서 예결위에서 심의 의결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하여 수정안을 내는 하수인 역할을 했다”며 강한 어조로 구의회의 자성을 촉구했다.

수정동의안에 포함된 ‘대통령 흉상 건립’ 사업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남해석 의원은 “대통령 흉상 건립이 과연 주민의 복지와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대의 있는 사업인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마포구청은 7월 29일 대통령 흉상 건립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방의회의 예산 심의 절차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역할, 본회의의 권한 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의회 운영의 효율성과 민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마포구의회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고, 향후 의회 운영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주목된다.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지방의회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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