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의 메신저- 버디버디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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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의 메신저

 

날개 달린 초록색의 메신저. 버디버디를 기억하시나요?

버디버디가 한참 날개를 펼칠 때는 국민 메신저라 불리울 만큼 큰 인기를 받았었죠

물론 당시 세이클럽이라는 희대의 라이벌이 존재했지만 버디버디의 아성에 도전하기엔 약간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솔직히 필자는 버디버디를 마켓팅용으로 사용했었습니다. 당시 실내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던 저로서는 버디버디야말로 초등학생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최고의 홍보툴이었죠. 놀이터를 놀러 온 친구들에게 방명록 식으로 버디버디 아이디를 적게하고, 지속적인 고객관리(?)에 들어갔었는데요. 몇몇의 아이들은 버디버디를 통해 친분이 쌓여 자기네 집 드나들 듯이 놀러온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케팅 전략이 성공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실텐데요. 버디버디의 왠만한 친한 친구들은 공짜로 놀고, 간식까지 뺏어 먹고 가는 어마무시한 녀석들이었죠. 아참 어느날엔 우리 애가 늦는다며 아이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버디버디로 쪽지를 보내시더라구요^^

이렇듯 당시의 버디버디는 지금의 카카오톡처럼 없어서는 안될 메신저였습니다.

우리나라 메신저 업계의 증조 할아버지 격이라고나 할까요?

 

버디버디에 접속하면 초록색 신발에 하얀 날개가 달린 친숙한 메시창이 뜨고, 온갖 특수문자가 가득한 아이디를 치는 반면 비밀번호 만큼은 참 단순한 설정이었죠.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알림소리와 함께 로그인이 되면 꼬마 친구들… 그러니까 저의 고객님들에게 엄청난 쪽지가 날아옵니다. “아저씨 오늘 보물찾기 하나요?” , “천원이 부족한데 가도 되나요?” 그러다가 간혹 내 친구들의 육두문자가 들어간 메시지가 발견되곤 했죠.

또 옛날 메신저치고 내상태 아이콘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잠수, 부시시, 애들은가, 접근금지 등 비록 디자인 면에서는 다소 촌스러웠지만 단어의 센스만큼은 시대를 넘어선 명작이라 생각됩니다.

 

2년 전이었죠? 버디버디의 모든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참 아쉽기도 하고, 당시의 추억이 마구마구 떠오르더라구요. 그래도 한 때에는 V3 Lite 백신과 런칭할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버디버디가 사라지면서 나의 소중한 고객리스트와 당시의 추억들은 버디버디와 함께 땅에 묻히게 되었죠.

 

시대 변화에 따라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으로 넘어간 것처럼 버디버디도 네이트온에 뺏기고 카카오톡에 뺏긴 추세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현재의 메신저 시장도 총성 없는 전쟁터라 할 수 있죠. 보다 이쁘고 보다 편리한 메신저를 갈망하는 것은 당연지사처럼 되어진 지 오래인데요. 요즘따라 옛 버디버디가 자꾸 생각나는 건 어떠한 이유일까요? 아마도 지금의 스마트폰 메신저와는 다르게 함께 느낄 수 있는 精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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