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진의 게임이야기]
혁명은 원래 ‘회전’한다는 뜻이다. 16세기 폴란드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때문이었다. 하늘 아닌 땅이 돈다고 믿었던 그가 지동설을 설파하면서 이 이론이 워낙 충격적이라 회전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revolutio’는 기존 상식이나 체제를 뒤엎는다는 의미로 변질됐다. 이게 영국으로 전파돼 레볼루션 역시 혁명을 지칭하게 된 거다. “탕무혁명은 하늘에 순종하고 백성에 응한 것”이란 주역의 구절에서 ‘혁명’이란 단어가 나왔다. 탕무는 황음과 폭정으로 악명 높았던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을 타도한 탕왕·무왕을 뜻한다. 탕왕·무왕의 궐기는 하늘의 뜻에 따른 것이며 이를 ‘혁명’이라 한다고 주역에 나온다.
온라인 게임에서도 현실세계와 같은 혁명이 있었다. 바로 바츠해방전쟁이다. 바츠해방전쟁은 리니지2는 게임 유저들끼리 뭉친 혈맹들 간 전쟁으로 무려 2004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4년간 이어졌다. 이 전쟁은 온라인게임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다. 바츠해방전쟁은 우월한 지위를 내세워 바츠 서버를 장악한 ‘드래곤나이츠 혈맹′ (Dragon Knights, 이하 DK 길드)의 폭거에 모든 서버의 이용자가 연합한 전선(이하 바츠연합군)이 맞서는 구도로 전개되었다. 이 전쟁에 참여한 사용자는 연인원 20만명에 달했다.
무엇 때문에 혁명을 일으켰을까. 바로 경제적 착취였다. 우월한 지위를 가진 DK길드 혈맹은 상점에서 거래되는 아이템의 세율을 올려 저레벨 사용자에게 부담을 주었다. (2004년 2월) 정령탄처럼 저레벨 유저에게 필요한 물품의 가격이 폭등한다. 폭정에 맞서는 약자들의 분노는 지배 혈맹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다. 본래 DK 혈맹은 리니지 1에서도 다른 플레이어의 접근을 막는 ‘통제령’을 통해 사냥터를 독점하였다. 그러나 리니지2로 넘어온 뒤 제네시스, 신의 기사단과 동맹을 한 뒤 ‘통제령’은 다른 게이머를 무차별 학살하는 ‘척살령’으로 바뀌었다. 학살의 대상은 DK 혈맹의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게이머들 이었다.
2004년 5월 9일 반란그룹인 ‘붉은혁명’혈맹은 50명을 이끌고 DK 혈맹이 지배하던 기란성을 점령한다. 이후 세율을 0%로 하겠다고 선언한다. 혁명군의 승리였다. 2주 뒤 3대 혈맹은 기란성을 탈환한다. 그러나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할까. 혁명군의 승리에 자극받은 반 DK 혈맹 그룹은 더 많은 세력이 참여하는 연합세력으로 성장한다. 연합세력은 붉은혁명을 포함기타 혈맹과 여러 길드와, 수많은 저레벨 사용자로 구성되었다. 레밸이 낮은 유저들은 인해전술로써 DK 혈맹과 맞서게 된다. 그러나 실력이 차이는 결과의 차이로 연결되었다. 전투력의 차이 때문에 DK 길드가 저레벨 사용자 수십명을 일방적으로 학살할 정도로 혁명군의 위력은 미약했다. 그러나 이 비참한 결과는 여타 사용자들의 분노를 사게 된다. 지배 세력 DK 혈맹은 이 분노가 자신들의 몰락에 길을 가져 올 것이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바츠해방전쟁의 시작이었다.
윤명진 (주)네오플 실장(던파개발실) 던전엔 파이터는 전 세계 접속1위 온라인게임으로 하루 천만의 접속자와 중국에서만 년 매출 1조4천억을 기록한 전설의 게임이다. 윤명진실장은 던젠엔파이터 게임 개발과 시스템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 바츠해방전쟁 1 먼저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