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형 기자 ten@tenspace.co.kr] 출판사 시공사(대표 윤호권)의 경제경영, 인문사회 브랜드 알키가 공급망 위기, 물가 상승, 패권 전쟁의 진짜 원인인 ‘원자재’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중개자들을 다룬 ‘얼굴 없는 중개자들’을 출간했다.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는 국산이지만 재료는 모두 수입이다. 현대자동차의 모든 자동차 역시 수입 철광석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당신은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비톨이란 이름을 들어 봤는가. 이반 글라센버그, 마크 리치라는 이름을 들어 봤는가. 물론 생소할 것이다.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비톨은 세계 3대 원자재 중개 업체다. 이반 글라센버그는 글렌코어의 CEO, 마크 리치는 글렌코어의 전신인 마크리치앤드코의 창업자이자 ‘석유왕’으로 일컬어지는 전설적 중개자다. 삼성과 현대 뒤에는 이들이 있는 셈이다.
원자재 중개 업체와 중개자의 세계를 다룬 얼굴 없는 중개자들은 한국어판 발매 이전부터 이미 언론에 소개된 책이다. 공급망 위기와 물가 상승, 패권 전쟁 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원자재 중개 업체와 중개자를 조명한 ‘첫 책’이라 그럴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를 거쳐 ‘블룸버그뉴스’까지 20여년간 원자재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약한 하비에르 블라스와 잭 파시는 수많은 취재와 인터뷰, 비밀문서 분석 등을 통해 원자재 시장과 중개자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그렇게 드러난 원자재 중개업체는 비상장 체제와 조세 피난처를 통한 거래, 독재 국가와의 비밀 거래 등 철저히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면서 어마어마한 수익을 독차지하는 존재였다.
오로지 돈과 권력을 위해 세계를 누비는 원자재 중개자들의 무시무시한, 불법과 합법 사이를 줄타기하는 현장으로 떠나 보자. 우리의 삶을 조종하는 그들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마치 스릴러 영화의 진범 얼굴을 본 것 같은 짜릿하고도 소름 끼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