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권의 매국우파론 6부
<5부에 이어>
우리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미일 동맹을 주창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른바 ‘뉴라이트’ 진영에서 나오는 이러한 주장의 근저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논리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근거한 미중 간 필연적 전쟁론이다. 둘째, 중국의 체제 모순과 내부 문제로 인한 필연적 몰락론이다. 셋째, 북한 정권의 붕괴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은 과학적 분석이나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하기보다는 종교적 신념에 가까운 확신에 기초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논리가 결국 미일 추종 외교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현 정부의 외교 전략이 중국, 러시아, 북한을 적으로 돌리며 한국의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는 마치 과거 일제 강점기 친일파들의 논리와 닮아있다. ‘신대동아공영권’의 현대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라이트의 본질은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에 기반한 시장 만능주의와 결합된 친일 사대주의다. 이들은 국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복지를 축소하며, 능력주의를 강조한다. 더 나아가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심지어는 독도 공유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내비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自尊)’의 길이다. 자존이란 단순히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5천년 역사 속에서 시련과 굴욕을 겪으면서도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온 우리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당당히 나아가는 것이다.
반면 ‘자비(自婢)’의 길은 강대국에 굴종하며 스스로를 비하하는 노예의 길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창했던 일부 학자들이나, 현재 미중 전쟁론을 근거로 미일 동맹을 맹신하는 이들의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자존의 길인가, 자비의 길인가. 전자를 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후자의 길을 차단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외교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과 미래가 걸린 문제다.
균형 잡힌 외교, 실사구시적 접근, 그리고 무엇보다 자주적인 판단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의 역사에서 배우되, 현재의 실리를 놓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의 선택이 미래 세대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