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저널 전성민기자 jsm@koreanjouranl.net]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미국의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스마트싱스의 개방형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하나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격으로 집을 모니터, 제어, 자동화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플랫폼은 1000개 이상의 기기와 80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고 있다.
IT매체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에 인수금액으로 약 2억 달러(약 2043억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9일에는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콰이어트사이드는 포트워스, LA, 칼라일, 뉴저지 등을 주요 거점으로 500여개 유통망을 통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여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같이 스마트홈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에 대해 성장 정체에 빠진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은 어느 회사일까. 애플일까. 이런 해석은 표면적인 것이다. 삼성전자의 적은 나이키일수 있다. 팔목에 차고 운동량을 측정해주는 나이키 밴드나 서비스 사용으로 돈을 버는 아마존 태블릿 스마트폰은 사물인터넷의 미래를 보여준다. 최근 삼성은 나이키와 전략제휴를 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 네스트를 구글이 3조5,000억원에 인수한 것은 미래의 전쟁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네스트는 가정의 보일러온도를 자동 조절하는 장치를 개발한 업체로 동작감시 기능을 갖추고 집안 온도를 원격 조절해 에너지를 10%나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스포츠용품 회사인 나이키가 나이키 밴드로 삼성 갤럭시기어와 경쟁 관계를 형성했고 아마존이 현실의 모든 제품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온라인몰로 연결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누가 무어라 해도 세계최고의 제조업 능력이다. 제조업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면 향후 20년 이상 기업은 발전할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사고방식이 아직도 다른 회사의 시스템을 카피하는 단순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맨 처음 삼성에게 제안이 갔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산업적 가치는 200조가 넘는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미국회사를 인수합병 하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삼성전자는 더 나아가 국내 사물인터넷 벤처기업을 인수합병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업체는 하청 주고 기술을 카피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기존 삼성이 가진 이미지이다. 삼성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일반적인 정서는 이렇다.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미국뿐 만 아니라 국내 벤처들을 과감하게 사들여야 한다. 과감한 인수합병이 있으면 사물인터넷 벤처생태계가 생기면서 활기를 뛸 것이다. 그리고 그 혜택은 삼성이 볼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소아적인 삼성에서 벗어나 넓은 세계를 만드는 플렛폼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에 투자해서 삼성 시가총액 두 배가 넘는 회사로 키운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진짜 첨단 기업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삼성의 위기론은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3년 안에 삼성이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어느 정도 타당하다. 이제는 벤처생태계를 살려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써봐야 과거의 관습을 버리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이런 글을 쓴 기자를 비웃을 지도 모를 것이다. 그래도 듣지 않을 이야기라도 하는 것은 삼성이 총수의 기업일가의 기업이기도 하지만 한국국민의 국민기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