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0% 유지,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 우려
- 한은 총재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낮아”
[정사무엘 코리언저널 기자 ten@tenspace.co.kr]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8개월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의 지속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고 외환시장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국내 경제에 대해 “수출 개선세가 이어졌지만 내수가 조정되면서 부문간 차별화가 지속되고 성장세도 주춤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인 2.5%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의 경우 “통화긴축 기조 지속의 영향 등으로 물가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낮아졌으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2.2%를 기록했다. 한은은 “앞으로도 국내 물가상승률은 완만한 소비 회복세,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는 “장기 국고채금리가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하면서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엔화‧위안화 등 주변국 통화 약세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5.25~5.50%)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미 연준이 7월 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와 자본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한은의 향후 정책 결정에 주목이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하반기 중 금리 인하로 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물가안정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고, 미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 시점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내년 초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눈높이 경제기사 해설]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3.50%로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년 6개월 동안 변동 없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한국은행은 왜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물가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지 좀 더 지켜보려고 합니다. 최근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지고 있지만, 이 추세가 계속될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둘째, 환율과 가계부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차이가 커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이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앞으로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특히 수출이 계속 늘어나고 소비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5%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겠지만, 그 속도는 점점 더 느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물가, 경제 성장, 금융 안정 상황을 잘 살펴보면서 언제 금리를 내릴지 계속 검토할 예정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의 금리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한국은행이 언제쯤 금리를 낮출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