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위로를 받고 싶을 때 …

[백결의 이 한 권의 책]

이근대 시인. 그의 시를 처음 접한 건 트위터였다. 온라인이라는 세계에서 만난 따뜻한 느낌의 시들이었다. ?그런 그의 새 시들을 만날 기회가 왔다. 바로 ?그의 새 시집 『깊은 슬픔』이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되었다고 한다.새 시집 『깊은 슬픔』은 5부로 나누어져 총 103편의 신작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은 물질과 기계문명이 판치는 오늘날,피페해진 마음으로 쓸쓸함을 앓고 있는 현대인에게 따뜻한 세상을 공급해주기 위한 시편들이다.

이근대 시인은 이 시집에서 시인은 화장실도 안가는 신비의 존재로, 꿈같은 존재로 느끼고 있는 독자들에게 시인도 사람이니까 배고프면 밥 먹고, 화장실 가고, 돈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하고 책임질 가족이 있고, 울고 싶을 땐 울고, 화내고 싶을 땐 화낸다고 말한다. 또한 저물녘이면 몹시 아프다고 말한다. 길카페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췌장암으로 먼저 떠나간 물 같은 사람, 선배를 그리워하며 부산진역 앞 부산일보 앞에 혼자 서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이 여행을 떠난 집으로 돌아와 혼자 고요 속에 앉아 밥을 먹는다고 밝힌다. 고요는 반찬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을 쓸쓸하게 하지만 물에 밥을 말아 병아리처럼 먹는다는 시인. 고요가 반찬이 되지 못해 혹시라도 TV가 반찬이 될까 TV를 켜놓고 밥을 먹지만 TV는 눈물이 되었다고 말한다.

 

살다보면
마음이 하염없이 가난할 때가 있다
가난해서 찢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고요를 머금
어둠에 돋아난 달빛을 속삭여보라
젖은 바람에 마음이 흔들리거
달빛 그림자에 앉아
고요히 눈물 한 방울 똑 떨어트려보라
사람이 그리워서
심장 한 가운데가 총 맞은 듯
눈물 날 때
달빛으로 깊은 슬픔을 닦아 보라
마음은 따뜻한 부자가 될 것이다
-「마음의 빈곤」

 

bak마음이 하염없이 가난할 때, 눈물이 날 때, 달빛으로 깊은 슬픔을 닦으면 정말 우리의 마음이 따뜻한 부자가 될까?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독자 또한 맑은 시인으로 전이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시인은 또 말한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정이란 무엇일까! 가족이 여행 떠나고 나는 고요가 무서웠다. 슬퍼진 가슴을 안고 새우처럼 웅크리고 잠을 잤지만 숙면에 들 수가 없었다. 내 아버지께서, 내 어머니께서 나를 키울 때 이런 마음이었겠지, 내가 밤새도록 개울물 소리를 들으면서 흰밤을 보냈듯이 나의 부모님도 열아홉 어린 나를 객지에 홀로 보내놓고 평생 눈물의 두레박질을 했을 것이다. 가슴이 새까맣게 타도록 보고 싶었을 것이다. 명절이나 여름휴가 때 부모님 댁에 갔다 돌아올 때면 동구 밖까지 따라 나와 배웅하면서 눈물짓던 내 어머니, ‘어머니’ 소리만 들어도 가슴 깊은 곳까지 짜릿하게 욱신거린다.”고 고백한다.

“너의 냄새가 좋아서 울었고 / 너의 그림자가 향기로워서 또 울었다 / 너의 살 냄새가 그리워서 울었고 / 너의 마음에 / 내 마음을 옮겨놓고 싶어서 또 울었다”(「깊은 슬픔」)는 시인, “눈물은 / 세상에 바르는 연고 같은 거다/ …(중략)… / 눈물의 힘은 / 웃음의 근력보다 강하게 너를 지켜줄 것”(「눈물의 힘」)이라고 말하는 이근대 시인의 시집 『깊은 슬픔』은 가슴 저 밑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는 현대인의 깊은 외로움과 슬픔을 따뜻하게 치유해주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백결의 한줄평 : 무언가 위로를 받고 싶을 때 꼭 읽어볼 책

백결의 점수 : ★★★★☆(Why? 공감이 되는 시들이어서..)

백결이 감명깊게 읽었던 시 : 너 때문에 3 “너 때문에 / 나는 살아있고 / 너 때문에 / 나는 숨이 멎을 것 같다/ 오늘도 수 천 번 / 너는 내 마음을 다녀가고/ 네가 내 마음을 왕래할 때마다/ 심장이 무너질 듯이 툭탁 거렸다/ 너 때문에 / 나는 아프고/ 너 때문에/ 나는 향기로운 사람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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