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언저널 전성민기자 jsm@koreanjournal.net]
중국 은행 대부분은 국책은행이다. 중국의 은행산업은 공상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등 5대 국유상업은행이 시장을 과점해 왔다. 이들 국유상업은행은 대형 국유기업에만 대출을 해주었다.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들이 만성적인 자금난에 허덕여 왔다. 민간은행 설립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고안해낸 대안이다. 새로 허가받은 민간은행은 선전·원저우·톈진 지역에서 개인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수신 업무에 집중토록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에 승인을 받은 곳은 아시아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설립할 위뱅크(Webank), 친트그룹과 화펑그룹이 공동으로 설립할 원저우민상은행, 화베이그룹과 마이거우그룹이 함께 만들 톈진진청은행 등이다. 특히 텐센트는 웨이신을 통해 보유하고 5억의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개인을 대상으로 여수신 업무에서 적잖은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텐센트 차이퉁은 23곳 펀드회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중국인터넷 기업의 은행업 진출은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 중국 최대 온라인결제사업자 알리페이는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현재 펀드회사 37곳과 제휴하고 있으며 알리페이 위어바오의 경우 가입자가 1억 명, 총 투자규모는 5741억6000만 위안(약 93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세계최고의 인터넷 은행이 탄생한 셈이다.
한국기업도 결제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13일 LG유플러스는 공인인증서나 액티브엑스 없이 온라인 결제를 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나우 플러스’를 개발했다.
현재 사용되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은 30만 원 이상을 결제할 때는 공인인증서를 이용 결제 하면 약 16초가 걸린다. 하지만 페이나우 플러스를 이용하면 금액에 상관없이 3초 만에 결제할 수 있다.
카카오는 국내 3700만 명 가입자를 기반으로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결제 서비스 ‘카카오 간편 결제’와 소액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를 시작한다. 카카오 간편 결제는 PG사인 LG CNS ‘엠페이’와 제휴했다. 엠페이는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의 보안 인증을 받은 결제 서비스다.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에 개인 신용카드를 등록해 모바일 결제 시 간단하게 비밀번호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뱅크월렛 카카오 역시 별도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중 15개 은행과 협력해 가상 계좌를 만들어 일정 금액(최대 500만 원)을 충전하고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들에게 1일 최대 1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송금 수수료를 수익으로 챙긴다.
카카오톡은 메신저 자체를 전자지갑처럼 사용하는 반면 밴드는 링크를 타고 넘어가 외부 전자 결제를 이용하는 ‘간접 방식’을 사용한다. 결제 업체 주소와 연결해 주고 해당 전자 결제 서비스로 넘어가게 하는 일종의 ‘아웃링크 방식’이어서 송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셈이다. 예를 들어 밴드 모임에서 회비를 걷기로 하면 밴드는 회원들에게 옐로페이 앱으로 연결하는 링크를 주고 사용자는 밴드에서 제시하는 결제 앱을 클릭해 해당 서비스로 넘어가야 송금할 수 있다. 즉 직접적인 송금 과정은 밴드 내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 밴드는 단지 결제 앱을 소개하고 안내해 주는 역할이다.
앞으로 인터넷 기업의 금융업 진출은 활발해질 것이다. 편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고객에게는 유익한 일이다. 문제는 현재 인터넷 기업들이 금융업이 가지는 공익적 측면을 이해하고 있느냐이다. 미국이나 중국은 나라가 크기 때문에 금융서비스의 규제를 풀어 주어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사고가 났을 때 그 여파가 커질 수 있다.
한국이 현재 미국정도의 부채를 가지고 있었다면 아이엠에프사태는 세 번도 더 일어났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편리한 서비스와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 정권이 기업프렌들리라는 미명하에 무분별하게 기업규제를 풀어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사건들의 결과를 우리는 보고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