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훈 코리언저널 편집국장 ten@tenspace.co.kr] 도로 페인트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 그리고 시민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필수적 요소이지만, 과도한 사용은 오히려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부 도로 페인트에는 유해 중금속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페인트 유출수로 인한 토양, 지하수, 생태계 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과도한 수용성 페인트 사용으로 인해 하천 내 대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도로 페인트 사용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일례로 몇 년전 지방의 모 시에서 자전거-보행자 도로 구분을 위해 1.7km에 달하는 구간에 수용성 페인트를 대량으로 도포했다. 불과 4개월 만에 대부분 페인트가 박리되어 생태계를 위협했지만 별다른 대응은 없었다. 서울의 모 자치구에서는 레드로드라 하여 과도한 페인트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안전 및 주목을 위해 도로 페인트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꼭 필요한 곳에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페인트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보다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소재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더불어 중앙정부 차원의 페인트 관리 규정 강화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페인트 남용에 대한 감독도 절실하다. 교통안전과 환경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전환, 그리고 시민사회의 감시와 참여가 필수적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도로 환경 조성을 위해, 지금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